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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우리 미술의 정수를 모아 새로운 편집체재로 재미있게 풀어쓴 한국미술사로서, 다른 미술사 책처럼 시대별?장르별로 개관한 것이 아니라, 각 시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장르, 즉



ㅇ 선사시대 바위그림(구상과 추상의 갈래)

ㅇ 고구려 무덤벽화(현세와 내세의 사이)

ㅇ 삼국ㆍ통일신라시대 탑(하늘을 향한 염원)

ㅇ 삼국시대 조각(다양한 휴머니즘의 세계)

ㅇ 통일신라시대 조각(위엄과 관능을 넘어서)

ㅇ 고려 청자(시로 빚은 또 다른 자연)

ㅇ 고려 불화(화려하고 섬세한 장엄의 깊이)

ㅇ 조선 백자(무한한 공간의 향유)

ㅇ 분청사기(자연보다 더 자연스러운)

ㅇ 진경산수화(금강산에서 불어온 진경바람)

ㅇ 풍속화(역사의 전면에 떠오른 통속문화)

ㅇ 민화(자유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등 한국의 전통미술 가운데 우리가 자랑할 만하고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12개의 아이템을 골라 그 전개과정과 조형세계를 서술하였다. 나머지 아이템들은 다음 시리즈에서 다룰 예정이다.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한국미술사"



현재 국내에 소개되어 있는 서양미술사는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스트릭랜드의 <클릭 서양미술사>, 잰슨의 <서양미술사> 등 일반 대중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저서들이 상당수 있다. 그러나, 한국미술사의 사정은 다르다. 미술사가들이 지은 것으로는 김원룡, 안휘준 공저의 <신판 한국미술사>, 김원룡의 <한국 고미술의 이해>, 그리고 여러 전공학자들이 공동 집필한 <한국미술사>(한국문화예술진흥원 간행) 세 권뿐이다. 앞의 책은 1968년도에 간행된 책을 최근에 보완한 것이고, 세번째 책은 그나마 절판되었다.



이처럼 빈약한 미술학계의 형편은 한국의 전통미술을 널리 알리고 대중화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 현재 일반인들의 미술에 대한 성향을 보면, 서양미술에 대한 선호도가 한국미술의 그것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높은 실정이다. 우리의 문화가 우리의 사랑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미술사는 더이상 학자들의 머릿속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고, 일반 대중의 가슴속에서 피어나는 우리의 문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필자는 한국미술의 대중화를 모토로 [미술은 아름다운 생명체다]를 집필한 것이다.



한국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필자는 지나치게 학술적인 논문 형식에서 탈피하여 경험담, 설화, 시 등을 인용하면서 보다 편하고 쉽게 읽힐 수 있는 글쓰기를 시도하였고, 흥미롭고 정곡을 찌르는 작품 설명으로 독자들을 우리 미술의 아름다운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생명의 미학으로 본 한국전통미술



"생명"은 최근 서서히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우리 시대의 화두와 같은 개념이다. 필자는 "한국의 전통미술은 아름다운 생명체다"라 정의하고, 생명이란 관점에서 한국미술의 특징과 흐름을 살폈다. 예를 들어, 탑은 돌덩이가 아니라 생명체이고, 그림은 종이가 아니라 생명체이며, 도자기는 사기그릇이 아니라 생명체로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미술을 살아 숨쉬는 생명체로 보느냐, 아니면 단순히 오래된 물건으로 보느냐의 간단한 인식의 차이가, 그 본질을 꿰뚫어 보느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관건이 된다. 즉, 이들 문화 유산을 생명체로 볼 때 그 대상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고, 깊은 애정을 지닐 때 그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작품의 우열은 그 작품이 내뿜는 생명의 에너지로 평가할 수 있다. 그 에너지는 강해서 감동을 받을 수 있고, 조화로워서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전통미술을 보는 기준이자 모델은 "인간"이다.



한국의 전통미술을 보는 기준은 인간이다. 우리 조상들이 그렇게 보았고, 이러한 시각은 지금도 매우 유용한 것이다. 아무리 난해해 보이는 전통미술일지라도 인간에 빗대어 보면 보다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자기의 경우, 사람처럼 보면 뚱뚱한 그릇, 아니면 날씬한 그릇 등으로 쉽게 간파할 수 있고, 세부에 들어가서도 건장한 어깨, 잘록한 허리, 밭은 목 등을 분별할 수 있다.



이것을 동체가 어떻고 구연부가 어떻다고 설명하니, 그 어려운 용어에 막혀 실제 대상에는 그 언저리에도 접근하지 못한 채 중도에서 헤매기 일쑤이다. 전문적인 미술용어에 대하여는 난 외에 간단한 설명을 붙여 이해를 돕도록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모든 미술을 생명체로 보고 인간처럼 인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시각의 전환은 어렵게 보이고 우리와 상관없이 느껴지던 우리의 전통미술을 보다 쉽고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도판이 풍부하고 편집이 아름다운 책



미술 책은 그 자체가 하나의 또 다른 미술작품이다. 이 책의 내용이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표방하였듯이, 그것을 담은 책의 디자인과 편집은 생명력이 강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 이번 출판의 편집 방향이다. 때문에 표지 디자인은 생명력이 넘치게, 편집은 아름답게, 250여종의 도판은 칼라 위주로 시원하게 수록하였다.

저자소개

정병모



한국미술사 전공으로, 지금 경주대학교 문화재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경주대학교 박물관장을 맡고 있다. 2000년 한길아트에서 <한국의 풍속화>란 방대한 학술서를 펴내, 학자로서의 탄탄한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 

목차

. 구상과 추상의 갈래 - 선사시대 바위그림 ...23 

. 현세와 내세의 사이 - 고구려무덤 벽화 ...41 

. 하늘을 향한 염원 - 삼국.통일신라시대 탑 ...65 

. 다양한 휴머니즘의 세계 - 삼국시대 조각 ...87 

. 위엄과 관능을 넘어서 - 통일신라시대 조각 ...101 

. 시로 빚은 또 다른 자연 - 고려청자 ...121 

. 화려하고 섬세한 장엄의 깊이 - 고려불화 ...139 

. 무한한 공간의 향유 - 조선백자 ...159 

. 자연보다 더 자연스러운 - 분청사기 ...183 

. 금강산에서 불어온 진경바람 - 진경산수화 ...199 

. 역사의 전면에 떠오른 통속문화 - 풍속화 ...225 

. 자유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 민화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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