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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 합숙하는 C사(舍)에 K양이 들어온 뒤로 사내(舍內)에 일종의 암류(暗流)가 흘렀었다. 일개 이성(異性)의 내습(來襲)이 사생들에게 얼마만큼 긴장한 기분을 주는 동시에, 일면으로는 호상 간에 의문의 눈으로 대하게 하는 불순한 감정을 가지게 하였다. 외면으로는 더욱 활기 있고 평화로운 듯하여 보였지마는, 기실은 그 이면에 질시와 시의(猜疑)가 가득하였었다.
사생(舍生)들 중에는 다수는 성에 체험이 있었으나, 그들의 속에 잠재한 애(愛)의 본질인 동경(憧憬)은 이성을 대할 때마다 함부로 대상을 구하려든 것이었었다. 그들은 지금껏 본능의 만족은 얻어본 경험은 있었으나, 세상 사람의 항용 떠드는 연애에 실감이 없고, 자못 적지 않은 동경만을 가졌었다. 그래서 그 성적 만족과 애의 정신적 위안과는 아주 별세계의 물건인 것처럼 상상하고 있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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