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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으로 흘러내리는 마그리트
수직으로 흘러내리는 마그리트
  • 저자윤유점
  • 출판사현대시학사
  • 출판일2023-08-10
  • 등록일2023-11-23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전주곡의 흔적


노을 속 파리한 까마귀
십리 대나무 숲으로 간다
작은 발자국에 찍힌 원소들
불길한 예감을 묻어버린다

담쟁이덩굴에 점령당한 사원
고양이가 파놓은 함정에 들고
어둠 속을 뚫어져라 주시하는
검은 그림자 꼼짝없이 서있다

지구의 자전이 멈추면 사유는
거대한 폭풍 속으로 빨려 들고
증폭되는 공포 뒷걸음치는 동안
사는 것 외엔 다른 길이 없는 지금



지금 날짜변경선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어둠을 벗어나는 별의 항로
첫 키스의 발화점을 스쳐간다

어린잎들이 물관을 더듬는 동안
나무는 더 이상 녹색이 아니다

운명처럼 마주친 그 순간
치환할 수 없는 삶의 기울기

동경 132도,
소수점 이하를 생략한다

자작나무 숲으로 간 별들이
하얗게 제 몸을 바꿀 때

GPS에 뜨는 에러 창
파란빛으로 짧은 파장을 흔든다

애매한 빛으로 입력된
허방, 투명한 햇살을 출력한다



아라베스크 문


텔레비전 화면 속
구세군의 종소리 들리지 않는다
무표정하게 지나가는 발자국들
대책 없이 얼어붙은 자선냄비
저 멀리, 삼나무 숲에 눈이 내린다

하얗게 삼켜버린 겨울 왕국
절망에 떠도는 사랑의 노래
유리병 안에 춤추는 눈사람
뜨거운 눈물로 녹아내린다
설원에 홀로선 순록 눈사람 그리워한다

통제된 매트릭스 속
마지막 비상구를 찾는 눈동자
수직으로 흘러내리는 마그리트
눈발에 얼어붙은 채 모자만 떠있다
이제, 낡은 전화벨이 울리는 고정된 시간이다



스팸 메일 1


감각이 무뎌진 나는
마다가스카르섬으로 간다

바닷길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당신이 내게 줄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세속의 처지를 챙길 수 없는 수평선
바닷속 수많은 사연 끌어 올리지만

존재하지 않는 별자리에서 온 빛
어느새 가득 채워진 무의미들

자동 선택된 상형문자
내 뜻에 부응한 채 삭제된다

어슷한 절벽에서 밤바다
찔러대는 손가락원숭이

갈비뼈만 남은 나는
물구나무선 세상을 엿본다

저자소개

윤유점

2018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내 인생의 바이블코드』 『귀 기울이다』 『붉은 윤곽』 『살아남은 슬픔을 보았다』 『영양실조 걸린 비너스는 화려하다』가 있음. 제24회 한국해양문학상 대상, 제12회 부산진구문화예술인상 대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서정문학연구위원,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부산문인협회 부회장, 부산시인협회 부이사장, 부산불교문인협회 부회장. 

stoneyoon@hanmail.net

목차

차례

시인의 말

1부
동백바다 랩소디
그날, 안개비로 내리다
3호선에서 생긴 일
데칼코마니
변성기
사색하는 남자
지금 날짜변경선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우아한 문신
질감을 위하여
디지털 도어락
노랑, 또 다른 이름
행렬 끝에서
스산한 절규
수평을 세우다
생략된 말


2부
묵시록
하늘을 걷는 인디언에게 
별이 지다
나선형 세상
꿈속의 꿈
나비의 모험
빨간 렌즈, 단지 그것뿐
검은 실루엣
아르페지오
빛의 역류
오드뚜왈렛 속으로
전주곡의 흔적
반전을 그리다
꽃, 빛으로 오다
몽타주
물의 꽃
눈꺼풀이 지배한 시간


3부
아라베스크 문
덕수궁 돌담길
네 시
붉은 나무 아래
산티아고 순례
그림 없는 미술관 1
그림 없는 미술관 2
뫼비우스 띠 1
뫼비우스 띠 2
스팸 메일 1
스팸 메일 2
까마귀 1
까마귀 2
춘희 1
춘희 2
한숨 1
한숨 2


4부
고로, 나는 살 것이다
동백꽃
열리지 않는 문
투명인간
결코, 가볍지 않은
기록된 시간 속으로
빨간 펜
한때, 껌을 씹다
응답이 없을 때
일곱 번째 꿈
광대 승천하다
지붕 위의 옆집
나에게 전하는 말
바이올렛
검은 눈물
셀 수 없는 단수들
만나는 안녕

한줄 서평